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위스키 소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일전에 소개드렸던 더 글렌그란트 아보랄리스, 주라 12년, 글렌 엘긴 12년, 조니 워커 블랙 등을 모두 마시고 새로운 바틀을 오픈하다보니 다음 소개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본인들의 입맛에 딱 맞는 저가의 위스키를 제외하고(가격이 높다고 꼭 맛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본인에게 확실한 의미가 있거나 초고가의 위스키가 아닌 이상 위스키장의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애매한 포지션의 바틀들은 주기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큰 위스키장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한번 정리를 하는 시간을 꼭 가집니다. (초반부에 소개드렸던 피트 위스키인 벤로막 12년은 아직 반도 채 마시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입문하기 전에 반드시 부담되지 않은 선에서 먼저 접근해 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듀어스 12년, 벤로막 12년 정도를 남겨 둔 상태에서 아주 저가도 아니면서 아주 고가도 아닌, 적절하게 부담 없는 글렌피딕 12년을 주말을 맞이하여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글렌피딕(Glenfiddich) 위스키는 이미 워낙 유명해서 더 소개해 드릴 것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 되어 있습니다. 사슴으로 대표되는 로고 역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특이하게 바틀의 모양도 통상적인 원형이 아닌, 둥근 삼각형 형태로 부드럽게 되어 있어 그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잘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케이스의 모양도 같은 완만한 삼각형의 형태를 띠고 있어 다른 위스키와 같이 두어도 외관적으로 독특한 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판매량 측면에서도 싱글몰트 기준 No. 1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위스키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널리 사랑받는 위스키입니다.
글렌피딕은 글렌그란트, 글렌 리벳, 그리고 일전에 소개해 드린 글렌 엘긴 등과 같이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입니다. 싱글몰트는 기본적으로 블렌디드에 비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강한데, 글렌피딕은 풍부한 생산량 덕분에 큰 가격의 인상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이 요소가 싱글몰트 판매량 1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싱글몰트 위스키들도 글렌피딕 덕분에 싱글몰트라는 브랜드 자체를 소개하는 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인업은 엔트리인 12년을 시작으로, 가장 유명하고 가성비 좋기로 손꼽히는 15년(솔레라 Solera 라고도 불리며, 추후 업로드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18년과 21년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년산에서 쉐리나 피트를 더욱 강조하여 만든 몇 가지의 제품군이 있으며 22년, 23년, 26년, 29년 30년, 31년, 40년, 50년 등 특별 라인업이 유난히도 많은 위스키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긴 역사와 점유율만큼이나 다양한 시도와 차별화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면세점에서도 글렌피딕을 만나볼 수 있는데, 특이하게도 퍼페추얼 컬렉션으로 VAT 01~04까지의 라인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위스키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품질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글렌피딕의 가장 기본 라인업인 12년이기 때문에, 맛은 고급 라인업에 비해 조금 떨어지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위스키에 비해 첫 입맛으로 가장 독특하게 느낀 것은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것이 맛이 조금 비어있고 가볍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위스키의 묵직한 맛 보다는, 목넘김이 가볍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부담되지 않게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을 좋아하신다면 글렌피딕 12년이야말로 맛뿐만 아니라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부담되지 않게 마실 수 있는 술이라 하겠습니다.
풍부한 오크향을 바탕으로 시원한 향을 베이스로 하며, 위스키 특유의 독한 맛이 조금 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게 먹기에 아주 적합한 위스키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위스키의 강한 맛에 적응중인 초심자들에게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